신유진 기자 mar23@lawtimes.co.kr  

불법체류중인 노동자라도 임금체불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쓰러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2단독 崔恩培 판사는 국내에 불법체류하며 일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중국동포 김모씨(54)가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최초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2003구단2093)에서 23일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쓰러지기 한달 전부터 일감이 늘어났고 임금을 4개월 동안 받지 못했지만 불법취업 사실 때문에 진정 등의 민원을 제기하지 못한 채 우리나라에 들어오느라 빚을 떠안은 중국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주지 못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며 “과거 고혈압 등 질환을 앓았다는 병력이 없으며 퇴직한 동료직원 대신 과로하고 임금체불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쓰러지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9년7월부터 경기도양주시의 날염업체에서 일하며 임금체불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2000년4월 공장숙소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져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했지만 거부되자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