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블로아(Blou) 고등법원은 작년 12월 7일 교환된 불법 영화 복제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두 사람에 대하여 집행유예부로 금고 2개월, 벌금 2만유로(한화로 이천사백만원 정도)를 선고했다고 한다. 판결은 영화나 레코드의 위법한 복제를 허락하고 있는 법률의 맹점을 봉쇄하려는 판결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이 판결은 장차 사적복제에 대한 주도적 판례로서 입지를 확보하게 되어 프랑스뿐만 아니라 서구에 많은 영향을 미치리라고 전망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지방법원이 488개의 영화 복제물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파일교환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사실이 있었는데 그 판결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었던 음반 산업체, 영화 산업체들이 특히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 보였으며 이번 판결을 저작권법상의 복제에 대한 상황을 명확화한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이라고 호의적인 평가를 했다고 한다.

   본 법정에서도 피고인은 저작권법은 사적사용 목적 복제를 인정하고 있고 권리자는 매체에 대한 부과금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는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는 원고였던 프랑스의 비디오협회 측에서 두 사람이 영화의 복제물 파일을 교환한 사실은 없지만 증거를 제출했기 때문에 법정은 그러한 파일 교환에 대해서는 사적복제의 예외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즉, 이 케이스는 P2P 네트워크에 의한 파일교환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권리자 측은 디지털에 의한 교환과 유체물에 의한 교환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음반 산업은 주로 온라인상의 파일교환에 대하여 50여명의 개인에 대하여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결론은 금년을 넘기지는 아니할 것이라고 한다. 이 재판의 결과에 대해서도 파일교환 증거자료가 제출되는 한 본 판결과 동일한 결론에 이를 것은 거의 명확하다고 한다.

   그러면 최근 각국의 입법 및 판례에서 종전의 사적사용 목적 복제에 대하여 민감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에 관해서는 저작권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특히 아날로그 복제든 디지털 복제든 뛰어난 복제기술의 발전을 들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 하에서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복제는 순간적 대량 복제가 가능하고 용이하며 대량의 복제물 파일을 인터넷을 통하여 순식간에 지구촌 전체에 전송할 수 있어 사적복제의 자유를 종전의 규정대로 방치할 경우 저작권의 무력화는 물론 특히 음반, 영상물 산업의 경우 투자의 회수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그러한 산업체의 도산을 불러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장차 각국에서 사적사용 목적 복제의 요건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출처 : 저작권문화 5월호/ 서달주 저자권심의조정위원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