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이혼청구 첫 허가

서울가정법원 "북 남편과 혼인관계계속 요구는 가혹"
  

최근 탈북자들의 이혼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있는 배우자를 상대로 한 이혼청구를 허가한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번 판결은 법원에 계류중인 다른 이혼소송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가정법원 제2단독 丁相奎 판사는 6일 탈북자 ㅇ씨가 북한에 있는 남편 ㄱ 씨를 상대로 낸 이혼및친권자지정 청구소송에서 “북한의 남편과 이혼하고 친권행사자로 ㅇ을 지정한다”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丁판사는 판결문에서 “북한 남편과의 혼인관계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상태에 이르렀고, 탈북자는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기 위해 남한으로 왔으므로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북한주민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3년여 기간동안 남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고 남북주민 간에 왕래나 서신교환이 자유롭지 못해 가까운 장래에 이 상태가 해소될 개연성도 높지 않아 북의 남편과 혼인관계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고 이혼허가 이유를 밝혔다.

丁 판사는 또 “현재 탈북자나 이산가족의 가족법관계와 관련해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입법적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문제를 법원을 통해서만 해결을 시도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며 우리 사회가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ㅇ씨는 지난 97년 ㄱ씨와 혼인해 딸을 출산했으나 북한에서의 생활이 어렵자 2000년 북한을 탈출, 중국으로 건너가 생활하다 ㄱ씨가 폭행사건에 연루돼  중국공안에 체포된 뒤 북한으로 강제송환되자 지난해 2월 제3국을 거쳐 입국한 뒤 이혼소송을 냈었다.    

                                             -  법률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