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 성추행(강간), 유죄인가 사생활인가?


부부간 성폭행이나 성추행도 유죄라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1970년의 대법원판례가 부부간에는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을 뒤집은 것이죠.

>>> 1970년 대법원판례 "부부간에는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부부간에는 정조권을 승낙했거나 포기했기 때문이다.

>>> 2004년 8월 서울중앙지법판례 " 부부간 강제추행 성립한다"
부부사이라도 강제요구는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간에도 성추행이 성립된다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반 시민 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찬 ) "의사에 반해 강제로 맺는 성관계는 당연히 강제추행인데 부부라고 해서 이를 묵인해 온 한국의 법 제도가 후진적이었던 것 같다”며 짓밟히던 인권이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목소리도 있고

반 ) “앞으로 이혼 을할 때 여성들이 공공연하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제3자가 판단하기 힘든 부 부생활의 영역까지 법으로 해결하려는 풍토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를 가진 사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형법은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조항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또한 가정사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미명 아래 공권력이 가정폭력, 즉 남편의 아내에 대한 폭력이나 자녀에 대한 폭력을 관대하게 취급해 온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가정폭력에 대해 법이 엄중하게 대처하기 시작한 것은 가정폭력을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이며,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의 강제 성추행에 첫 유죄를 인정한 것도 이러한 시대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부부 사이는 일반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간에 양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법의 잣대를 부부사이에까지 들이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도 피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