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헌재서 ‘종부세 위헌성 토론회’ “왜 지금…”

출처 :  한겨레   일자 : 20081013

  
종합부동산세법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헌법재판소에서 종부세의 위헌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조대현 재판관)는 ‘종부세에 대한 합헌성 판단의 문제’를 주제로 월례발표회를 열었다. 2시간여 진행된 이날 발표회에는 송두환 재판관과 수석부장 연구관, 헌법연구관, 법학 교수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위헌성에 무게를 둔 주제발표를 한 차진아 서울시립대 교수는 종부세를 “조세를 수단으로 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개입조처”로 규정하고, 헌재 결정과 독일 학설 등을 인용하면서 △특정 납세자에게만 추가로 조세 부과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부당한 과세 및 거주·이전의 자유 침해 △독신에 견줘 혼인 가족을 차별하는 세대별 합산과세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차 교수는 “사회 정의 실현이 무산자들이 느끼는 유산자에 대한 시기·질투를 해소시키기 위해 유산자들에게 강제적으로 빼앗은 것을 무산자들에게 나눠 주는 것으로 잘못 이해돼서는 안된다”며 “종부세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위헌적 요소를 제거해 합리적 방식으로 개편하는 것이 종부세의 본래 취지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성훈 국세청 조세조사관은 △종부세가 과중하다는 주장의 전제가 되는 적정한 과세기준의 문제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 역시 세대별 합산과세라는 점 등을 들어 차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헌재 파견근무 중인 조 조사관은 위헌의 근거로 제시되는 ‘1주택자 차별’에 대해 “그런 주장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종부세 자체가 위헌인지, 고율의 세율이 위헌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 관계자는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닌데 때마침 종부세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관련 토론회가 열리게 됐다”며 “구체적 사건이 아닌 헌법적 쟁점에 대한 실무적 논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