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위헌여부 싸고 여야 설전… '공개변론' 방불

출처 :  법률신문   일자 : 20081008


'종부세사건'이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또 헌재의 사건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헌법재판소법이 정한 심판기간이나 변호사 강제주의 등이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법제사법위원회는 7일 재동 헌법재판소 청사에서 2008년 국정감사를 진행하며 법이 정한 180일의 사건처리기간을 지키지 못한 점 등을 비판했다. 특히 종부세사건이 2년 이상 계류중인 것을 지적하며 빠른 시일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 종부세 사건 '뜨거운 감자'로 = 국정감사에서는 '종부세' 위헌여부를 둘러싼 여야간 설전이 벌어져 '공개변론'을 연상케했다.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노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들이 위헌선고할 수 있겠느냐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며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분열정치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우리가 지난 30년간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이 사유재산권의 보장, 경제적 자유의 보장에 있음을 참작해달라"고 주장했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도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나 막 은퇴해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며 "종부세 자체보다는 종부세로 피해보는 사람들 세부적으로 봐야 한다"고 위헌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 대부분이 종부세가 부자세나 징벌세라는 이야기에 현혹돼 세금이 높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윤근 민주당 의원 역시 "여아가 합의한 법안을 2년만에 고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종부세가 헌법이 보장하는 쾌적한 주거환경 마련하고 부동산 투기나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된 것임을 보면 적법하다"고 '합헌'의견을 내비쳤다.

반면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데는 모두가 공감했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BBK사건이 13일만에 끝내는 능력을 가졌으면서 종부세 등에 대해서 결과가 빨리 안 나오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에 대해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떨칠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철래 친박연대 의원은 "종부세사건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 못지 않게 주요 사안인데 이런 식으로 늦어지는 것은 기본권 보호라는 본래 사명과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며 "국민 초미의 관심사이므로 위헌이든 합헌이든 빨리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사건처리 지연' 해마다 지적 = 헌법재판소의 장기미제에 대한 지적 역시 계속됐다. 특히 최근 송두율교수 사건 등이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후 실익이 없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도 도마위에 올랐다.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은 "헌재는 180일 심판기간 규정을 훈시규정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법상 '~하여야 한다'는 강행규정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를 훈시규정으로 에둘러 말할 것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모든 사건을 규정 안에 처리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기본권이 보장되고 이념이 신속하게 보장되는 모습 보여달라"고 비판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국감에서 해마다 지적됨에도 불구하고 사건처리지연을 아주 태연하게 해오더라"면서 "헌법재판이 오래되는 이유는 변호사강제주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권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쟁점들은 모두 다 연구를 하기 때문으로 변호사 강제주의가 그 역할을 다하려면 대리인이 제기하는 쟁점에 대해서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지정재판부에서도 실질적인 내용을 심사해 승소가능성이 없는 사건의 경우에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철용 헌재 사무처장은 "재판관님들은 휴일에도 나와서 사건처리하신다"며 "여러가지 좋은 의견 내주셨으니 팔 걷어붙이고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 헌법재판소법 개정 필요성= 심판처리기간이나 판결정족수 등을 정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이 생긴지 20년이 지났으므로 변화에 맞추어 개정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윤근 민주당 의원은 심판 정족수 문제에 대해 "시대의 가치변화를 유연하게 반영해야 하는 헌재에서 판례를 변경할 때 7명을 필요로 하는 것은 너무 경직된 것 아니냐"며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또 "헌법재판소법 제38조에서 정한 심판기간이 있기 때문에 대다수 중요사건에서 스스로 위법행위를 하게 된다"며 "사건처리기간을 재조정하거나 심판선고를 일정기간 연장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 사무처장은 "헌법재판소법에서 현실적으로 180일 지키는 것은 무리이지만 가급적 지키는 것이 옳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손질이 되야 하는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은 "통계를 내보니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교체되는 기간에 공백이 생기면서 재판이 지연된다"며 "헌법재판소법을 고쳐서 임기만료 90일 전에 후임자를 정해놓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