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위헌결정 소급효 불인정, 합헌'

출처 : 연합뉴스
작성일자 : 2008.9.28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기모씨 등 2명이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는 헌법재판소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 대해 8대 1로 합헌결정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퇴직 공무원인 기씨 등은 2000년 8월 공무원연금법상 연금지급이 정지되는 기관에 재취업하는 바람에 연금을 반밖에 못 받았는데, 헌재는 2003년 9월 "일정한 수익이 있다고 해서 연금지급을 정지하도록 규정한 것은 위헌"이라고 선고했다.

이들은 그동안 받지 못한 연금을 받고자 위헌결정의 소급효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법상 형벌법규 이외의 법규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선고일로부터 효력을 상실하게 돼 있다.

헌재는 "위헌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제정 당시로 소급해 효력을 상실할 것인가의 문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라며 "입법자가 형벌법규 이외의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로써 헌법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합헌결정했다.

헌재는 1993년, 2000년, 2001년에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아울러 재판부는 위헌결정 시 예외적으로 부분적인 소급효를 인정하는 경우를 명백히 밝혔다.

위헌결정의 계기를 부여한 당해 사건, 위헌결정이 난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는데 선고 당시 법원에 계류 중이었던 사건, 권리구제를 위한 타당성이 현저한 반면 소급효를 인정해도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없는 사건 등이다.

2005년 3월 헌재가 학교용지 부담금 제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는데, 부담금을 냈던 31만6천여명 중 헌재 결정이 나기 전 이의신청을 한 6만6천여명에게만 돈을 돌려줬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초 국회는 소급효력에 따른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던 25만명에게 학교용지 부담금을 돌려주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한편 헌재에 계류 중인 종합부동산세법 위헌 소송과 관련해 올해 종부세를 내고 나서 만약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소급효를 둘러싼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헌재는 종부세 납부기한(12월1일∼15) 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