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종합부동산세법이 타당하다는 종전 입장을 철회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헌법재판소에 공문을 보내 지난 8월 종부세법과 관련해 제출한 의견서를 철회하면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취지를 새로 밝혔다는 것이다. 종부세 관련 헌법소원과 위헌법률심판제청 등에 대한 헌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커다란 입장 변화다. 종부세 위헌성을 바로잡는 확실한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기획재정부의 입장 변경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내용인즉 옳다. 자유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사유재산 보장과 경제 활성화 도모가 정부 정책 방향인데 종부세는 이에 배치된다고 봤다. 부동산 투기를 조세로 해결하려다 보니 과도한 세율과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는 기존 종부세 비판론을 적극 수용했다. 정부가 종부세를 옹호하는 구석은 이제 없어 보인다.
종부세 위헌 요소는 자그만치 10여가지나 된다. 꾸준히 지적됐고 지난달 헌재에서 열린 종부세 관련 사건의 공개 변론에서도 충분히 드러났다. 크게는 개인별이 아닌 세대별 합산 부과,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게도 부과, 지나치게 높은 세율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세대원 각자 재산을 공유재산으로 보는 것이나 담세 능력을 초과하는 과세엔 원성이 높다.
종부세 헌소사건에 대해 헌재가 내릴 결론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종부세 일부 쟁점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 올해 부과분은 물론 납부한 종부세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낸 사람은 구제받게 되기 때문이다. 헌재 결정이 늦어질 경우 납세자들의 반발은 불 보듯 하다. 헌재 결정은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종부세 부과일에 앞서 이뤄져야 하는 시한이 설정된 셈이다.
종부세에 과도하게 반영된 평등과 분배의 개념은 개선돼야 마땅하다. 종부세는 지난 정부가 부동산의 사회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공평한 세부담 및 소득 재분배라는 목적 실현에 집착해 탄생했다. 종부세 대상자가 전체 가구의 2%에 불과해 그다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징벌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장 원리를 죄악시하는 정부 정책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