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예금반환 (전원합의체)]




사안의 개요

▶ 원고의 남편인 김○○는 2006. 2. ○○. 주식회사 ○○상호저축은행(이하 ‘소외 저축은행’이라 한다)에는 원고 명의로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하고 4,200만원을 예치하였다. 위 4,200만원은 같은 날 김○○ 명의의 다른 금융기관에서 인출된 금원이었다.

▶ 위 예금 거래신청서는 김○○에 의하여 작성되었는데, 예금거래신청서의 신청인 란에는 원고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원고의 주민등록증 사본이 붙어 있으며, 위 예금거래신청서의 실명확인란에는 담당자와 책임자의 확인 도장이 날인되어 있었다. 예금계좌의 통장 등은 원고 명의로 발급되었고, 소외 저축은행의 거래내역 현황에도 원고를 이 사건 예금계좌의 권리자로 기재하고 있었다.

▶ 그런데 위 예금 거래신청서의 거래인감으로 원고의 도장이 아닌 김○○의 도장이 등록․사용되었고, 비밀번호도 김○○의 소외 저축은행에 대한 별개의 정기예금에 사용되는 비밀번호와 같았다. 또한 이 사건 예금에 대하여 매월 지급되는 이자는 김○○ 명의의 ○○은행 계좌로 자동이체 되도록 신청되었다.

▶ 소외 저축은행은 2006. 9. ○. 영업정지되어 예금자보호법이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하였고, 피고는 2007. 3. ○○. 위 보험사고에 대해 보험금지급공고를 하였다. 원고가 보험금지급청구를 하자 피고는 이 사건 예금의 예금주가 원고가 아닌 김○○이라는 이유로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소송의 경과

▶ 제1심

  -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에 따라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지 명의에 의하여 금융거래를 하여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보아야 하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예금의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출연자를 예금주로 하는 금융거래계약이 성립된다고 전제(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임)

  - 이 사건에서 김○○와 소외 저축은행은 원고가 아닌 김○○에게 이 사건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여 김○○를 그 예금주로 하는 묵시적 약정을 하였다고 판단된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

▶ 제2심

  - 제1심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




대법원의 판단

▶ 법리

  -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예금명의자나 그를 대리한 행위자 및 금융기관의 의사는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 이와 달리 예금명의자가 아닌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과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 본 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로서 이러한 사안에 관한 기존 대법원 판결들을 모두 본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

▶ 판단

  - 이 사건 예금계좌의 개설 당시 소외 저축은행이 명확히 알기 어렵거나 원고와 김○○ 사이의 내부적 법률관계에 불과한 자금 출연경위, 거래인감 및 비밀번호의 등록․관리와 예금의 인출 상황 등의 사정만으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위 예금거래신청서 등에 예금명의자로 기재된 원고가 아닌 김○○를 예금주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금융실명제 아래에서의 예금계약의 당사자 확정 및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이유로 파기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