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위자료 살아 온 만큼 더 받는다
서울가정법원 이정엽 판사 239건 분석
혼인 5년 미만 1,500만원, 20년 이상이면 2,800만원
나이 많을수록 정신적 고통·재혼가능성 감소 등 고려  


'황혼이혼' 위자료가 '신혼이혼'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가정법원 이정엽 판사가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에서 위자료가 인정된 판결 239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이 판사가 쓴 '이혼으로 인한 위자료 산정기준에 관한 소고'에 따르면 30세 미만과 30대는 1,000만~2,000만원, 40대 2,000만~3,000만원, 50대 1,000만~2,000만원, 60대 2,000만~3,000만원의 위자료를 법원이 가장 많이 인용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60대에 이혼한 사람은 30세 미만인 사람 보다도 위자료 액수가 평균 1,500만원 정도 높다. 또 혼인기간이 5년 미만인 경우 평균 1,500만원의 위자료를 받았지만 30년 이상은 2,800만여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90년대 전반에는 혼인 기간이 15년이 넘을때 위자료 평균액이 큰 폭으로 높아졌지만 2006년도에는 혼인기간이 10년이 넘어가면 위자료가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 판사가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90년대 전반기에는 5년 미만일 경우에는 1,900만원, 5년~14년은 2,000만원, 15~19년은 2,500만원, 20년 이상은 2,700만여원으로 나타났다. 2006년도에는 5년 미만일 경우 1,500만원, 5~9년은 2,000만원, 10~14년은 2,700만원, 15년~19년은 2,300만원, 20년 이상은 2,800만원을 인정 받았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결혼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있는데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통념도 변하면서 혼인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진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황혼이혼'때 위자료를 많이 받는 것은 당사자들이 받아왔을 정신적 피해가 고통받은 시간에 비례해 늘어난다고 해석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오랜기간 살아온 사람과 이혼할 때 정신적으로 더 큰 고통을 받는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겠나”며 “정신적 고통외에도 사회적 지위나 재혼가능성 등도 고려하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사회적 지위는 높아지고 재혼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그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혼인 기간에 따른 위자료 액수도 큰 차이를 보였다.

혼인 기간이 5년 미만일 경우 위자료는 600만~1,000만원, 5~9년은 1,000만~2,000만원, 10~14년은 2,000만~3,000만원, 15~20년은 1,000만~2,000만원, 25~30년은 2,000만~3,000만원을 주로 법원이 인정해주고 있는 나타났다.

또 자녀가 적은 사람보다는 자녀가 많은 쪽이 위자료 인정액도 높다.

자녀수에 대한 위자료 인용액의 평균을 계산한 결과 자녀가 없는 경우는 1,600만여원, 자녀가 1명인 경우는 2,000만여원, 2명인 경우 2,700만여원, 3명인 경우 3,000만여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 판사는 "2006년 서울가정법원이 1심으로 선고한 이혼으로 인한 위자료청구사건 중 일부라도 위자료가 인용된 239건의 판결을 조사대상으로 해서 위자료 산정기준 중 나이·혼인기간·자녀수 등과 위자료 인정액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논문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엄자현 기자 mini@lawtime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