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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인숙변호사 
제목   특경법 제 7조의 알선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횡령·수재등·증재등·알선수재)·사기·제3자뇌물취득·제3자뇌물교부·뇌물공여·상호신용금고
[서울고법 1997.9.24, 선고, 96노1813,97노1262, 판결:상고기각]
【판시사항】
[1]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없는 경우의 죄수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의 '알선'에는 청탁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3] 뇌물죄의 성립요건
[4] 뇌물죄에 있어서의 '직무'의 의미
[5] 정치자금·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금품수수가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갖는 경우, 뇌물성 인정 여부(적극)
[6] 사기죄에 있어서 편취의 범의
[7] 사기죄에 있어서 기망행위의 판단 기준
[8] 상호신용금고법 제39조 제1항 제2호 위반죄와 형법상 배임죄가 신분관계로 인하여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인지 여부(적극) 및 비신분자에 대하여 상호신용금고법위반죄로 처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하에 동종의 범행을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각 범행을 통털어 포괄일죄로 볼 것이나, 이러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할 수 없는 때에는 각 범행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서 경합범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다.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에서 말하는 '알선'이란 "남의 일을 잘 되도록 주선하여 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어떤 사람이 청탁한 취지를 상대방에게 전하거나 그 사람을 대신하여 스스로 상대방에게 청탁을 하는 것은 위 법조 소정의 알선에 해당한다.
[3]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직무와 금원의 수수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에 있으면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특별히 청탁의 유무, 개개의 직무행위와의 대가적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또한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
[4]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법령에서 정하여진 직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 있는 직무,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 하여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 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가 포함된다.
[5] 정치자금, 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금품의 수수라 하더라도 그것이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지는 한 뇌물로서의 성격을 잃지 아니한다.
[6]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다 할 것이다.
[7]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적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녀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하며,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 객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8] 상호신용금고법 제39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업무상배임으로 인한 죄는 위 법조에 따라 상호신용금고의 발기인, 임원, 관리인, 청산인, 지배인 기타 상호신용금고의 영업에 관한 어느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의 위임을 받은 사용인이 그 업무에 위배하여 배임행위를 한 때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에 열거된 신분관계에 있지 아니한 자는 위 법 위반죄를 저지를 수 없고, 그러한 신분관계에 있는 자와 공모하여 상호신용금고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죄를 저질렀다 하여도, 이는 신분관계로 인하여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이므로, 그러한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 대하여는 형법 제33조 단서에 의하여 형법 제355조 제2항에 따라 일반 배임죄로 처단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형법 제37조
,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
, /[3]
형법 제129조
, /[4]
형법 제129조
, /[5]
형법 제129조
, /[6]
형법 제347조 제1항
, /[7]
형법 제347조 제1항
, /[8]
상호신용금고법 제39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33조
,
제355조 제2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89. 6. 20. 선고 89도648 판결(공1989, 1105)
/[3][5]
,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판결(공1997상, 1354)
,
,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8 판결(공1997상, 1368)
/[4]
,

대법원 1995. 9. 5. 선고 95도1269 판결(공1995하, 3458)
/[6]
,

대법원 1996. 5. 28. 선고 95도857 판결
/[7]
,

대법원 1988. 3. 8. 선고 87도1872 판결(공1988, 724)
,
,

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도2746 판결(공1992, 1338)
/[8]
,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517 판결(공1986, 3153)
,
,

대법원 1989. 10. 10. 선고 87도1901 판결(공1989, 1705)
,
,

대법원 1990. 11. 13. 선고 90도1885 판결(공1991, 134)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소송대리인 광장법무법인 외 11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7. 6. 2. 선고 97고합113, 301 판결, 서울지법 1996. 8. 2. 선고 96고합364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들 중 피고인 권노갑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한다.

2.  피고인 1, 2를 각 징역 6년에, 피고인 3, 4, 5, 6, 7, 8을 각 징역 3년에, 피고인 9를 징역 15년에 각 처한다.

3.  원심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111일을 피고인 1, 4에 대한 위 각 형에, 109일을 피고인 3, 5에 대한 위 각 형에, 117일을 피고인 6, 7에 대한 위 각 형에, 140일을 피고인 2에 대한 위 형에(다만 원심판결들 선고 전 구금일수 중 140일), 122일을 피고인 9에 대한 위 형에, 66일을 피고인 8에 대한 위 형에 각 산입한다.

4.  다만, 이 판결이 확정일로부터 피고인 3, 4에 대하여는 4년간, 피고인 5, 8에 대하여는 5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5.  피고인 1로부터 금 1,000,000,000원을, 피고인 3, 5로부터 각 금 200,000,000원을, 피고인 4로부터 금 100,000,000원을, 피고인 6, 7로부터 각 금 400,000,000원을, 피고인 2로부터 금 980,000,000원을 각 추징한다.

6.  피고인 권노갑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권노갑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제1. 항소이유 등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1
가.  법리오해의 점
(1) 피고인 1(이하 본 1항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 아래 2항 이하의 다른 피고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원심판결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각 금품수수행위는 비록 그 알선행위와 금품수수행위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것이고, 알선행위의 대상인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서로 상이하다 할지라도, 피해법익이 동일하고, 피고인의 알선행위로 인한 이득의 수혜자도 동일하며, 피고인이 1994. 12.경 피고인 9로부터 한보철강공업 주식회사(이하 한보철강이라고만 한다)에 대한 대출 알선을 부탁받았을 때 그러한 행위가 계속 반복되리라고 예상할 수 있었음에 비추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포괄하여 일죄라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각 경합범으로 보아 피고인을 형법 제38조 제1항 소정의 예에 따라 경합범 가중을 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하에 동종의 범행을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각 범행을 통털어 포괄일죄로 볼 것이나, 이러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할 수 없는 때에는 각 범행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서 경합범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9. 6. 20. 선고 89도648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볼 때, 원심판결 증거의 요지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 거시된 증거들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1990.경부터 위 피고인 9를 알고 지내오던 중, 1994. 12.경 동인으로부터 외환은행장에게 청탁하여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시설자금이 원활히 대출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시경 공소외 1 외환은행장에게 전화로 위 시설자금의 대출을 청탁함으로써, 같은 달 23.경 외환은행으로부터 미화 2억 7천만$(한화 2,270억 원 상당)가 한보철강에게 대출되었고, 피고인은 1995. 1.경 위 피고인 9로부터 이에 대한 사례금 명목으로 현금 2억 원을 받았다.
(나) 그 후 피고인은 ① 1995. 6.∼7.경 다시 위 피고인 9의 부탁을 받고 공소외 2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통하여 공소외 3 산업은행 총재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청탁함으로써 같은 해 8.경 산업은행으로부터 한보철강에게 금 4백억 원이 대출되도록 하고, ② 같은 해 11. 말경 위 피고인 9가 구속되자 그의 아들인 피고인 8의 부탁을 받고 위 공소외 2를 통하여 피고인 2 제일은행장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청탁함으로써 그 무렵 제일은행으로부터 한보철강에게 금 2천억 원이 대출되도록 하고, ③ 1996. 11.경 위 피고인 9의 부탁을 받고 공소외 4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통하여 피고인 7 조흥은행장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청탁함으로써 1996. 12. 3. 조흥은행으로부터 한보철강에게 금 5백억 원은 대출, 금 5백억은 지급보증되도록 하고, ④ 같은 해 12. 말경 위 피고인 9의 부탁을 받고 위 공소외 4를 통하여 피고인 6 제일은행장 등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청탁함으로써 1997. 1. 8. 외환은행, 조흥은행, 산업은행, 제일은행으로부터 한보철강에게 금 1천 2백억 원이 대출되도록 하였다.
(다) 피고인은〈별지 1〉금품수수일람표 순번 제2의 가 내지 라항에 기재된 바와 같이 1996. 2.경부터 같은 해 12.경 사이에 위 피고인 9로부터 위 선거자금 명목 등으로 위 (나)항에 기재된 대출알선에 대한 사례로 4회에 걸쳐 각 2억 원씩을 받았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가)항 기재 대출알선으로 인한 금품수수의 점은 그 대출알선행위와 금품수수의 시기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위 금품의 수수는 위 외환은행으로부터의 미화대출알선에 대한 사례라는 것이 명백하며, 그 후에 일어나는 위 (다)항 기재 금품수수 일시와는 시간적으로 최소한 1년 이상의 간격이 있고, 또한 위 최초의 대출알선행위 당시에는 그 이후의 위 (나)항 기재 각 대출알선행위가 반드시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없었다 할 것이므로, 비록 피해법익과 그 알선행위로 인한 이득의 수혜자가 동일하다 할지라도, 위 (나), (다)항 기재 대출알선으로 인한 금품수수의 점과는 구별되는 별개의 독립된 범죄라 할 것이다.
반면, 위 (나), (다)항 기재 각 대출알선으로 인한 금품수수의 점 상호간에는, 그 각 대출알선행위와 금품수수행위의 시기가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대출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 특정하여 금품을 수수한 것도 아니고, 피고인이 한보철강의 자금사정이 어려울 때 지속적으로 조흥, 산업, 제일은행 등의 금융기관장에게 청탁하여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이 되도록 한 후, 위 피고인 9로부터 필요에 따라 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계속하여 금품을 수수함으로써 1년 남짓의 단기간 내에 계속된 의사로 같은 범행을 반복하여 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위 (나), (다)항 기재의 각 범행을 통털어 포괄일죄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결국,〈별지 1〉금품수수일람표 순번 제2의 가 내지 라항에 기재된 각 대출사례금 명목의 금품수수행위는 같은 일람표 순번 제1항 기재 금품수수행위와는 독립하여 별개의 죄를 구성하되, 그 상호간에는 통털어서 포괄일죄라고 보아야 함에도, 원심은 위 순번 제2의 가 내지 라항에 기재된 각 금품수수행위까지 각각 경합범으로 의율하여 각 경합범 가중을 하였으므로, 이 점에 있어서 위 원심판결 부분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피고인의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양형부당의 점
(1)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지금까지 전과가 없었고, 수수한 금품을 사회단체의 지원활동비 등으로 지출하였으며, 현재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의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인은 대통령 총무수석비서관 혹은 국회의원의 직에 있어 그에 부여된 막강한 권한에 비례하여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엄격한 책임과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여러 금융기관에 부당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10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점에서 엄정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은 지금까지 아무런 전과 없이 성실히 살아온 사정이 엿보이는 점, 피고인이 저지른 이 사건 범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그 처벌이 비교적 무겁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받은 금품은 전액 추징되고, 실형을 선고한 본 판결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이 상실되는 점, 피고인은 현재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가볍다기보다는 오히려 조금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3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알선행위에 관하여
(가)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2항 기재 일시에 위 피고인 9의 부탁을 받고 공소외 3 한국산업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심사 상황을 문의한 일이 있을 뿐 동인에게 대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청탁한 일이 없고, 또한 가사 피고인이 위 공소외 3에게 대출을 청탁하였다 할지라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의 구성요건인 '알선'행위는 단순한 '청탁'행위와는 달라 그러한 '청탁'행위 만으로는 위 법조의 '알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위와 같은 청탁행위를 하였다고 사실을 인정하고, 또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 소정의 알선행위는 청탁만으로 족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1996. 10.경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플라자 호텔에서 위 피고인 9로부터 금융기관에 청탁하여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시설자금 등을 원활하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무렵 공소외 3 한국산업은행 총재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적극 검토하여 달라는 취지로 청탁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에서 말하는 '알선'이란 "남의 일을 잘 되도록 주선하여 주는 것"(금성판 국어대사전 2173면 참조)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어떤 사람이 청탁한 취지를 상대방에게 전하거나 그 사람을 대신하여 스스로 상대방에게 청탁을 하는 것은 위 법조 소정의 알선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와 같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직에 있어 영향력이 있는 피고인이 위 피고인 9로부터 판시와 같은 부탁을 받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공소외 3 한국산업은행 총재에게 그 부탁의 취지대로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적극 검토하여 달라고 부탁한 행위는 위 법조 소정의 '알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판시 행위가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2) 증거에 관하여
(가) 피고인의 변호인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고 있는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제3회, 제5회 각 진술조서는 그 임의성과 신빙성이 의심스럽고, 피고인이 검찰에서 한 자백은 위계에 의한 허위자백이므로 위 각 진술조서와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이,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제3회, 제5회 각 진술조서와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변호인이 제2회 공판기일에서 증거로 함에 동의하거나 그 진정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하였으므로 더 이상 위 조서들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 및 위 공소외 3의 검찰 진술의 경위와 그 내용, 피고인의 원심 법정 및 당 법정에서의 진술태도와 진술내용 및 그 밖에 피고인과 위 공소외 3의 학력·경력·사회적 지위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조서들이 임의성이 없다거나 피고인의 자백이 위계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위 조서들의 증거능력을 문제삼는 위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피고인이 받은 돈의 대가성에 관하여
(가)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1996. 12.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위 피고인 9로부터 현금 2억 원을 교부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것은 위 피고인 9가 피고인이 주중대사로 재직시에 위 피고인 9에게 중국에 대한 투자자문을 하여 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하여 정치후원금 내지 예천전문대학 후원기금으로 주기에 받은 것이지 결코 위 대출 청탁의 사례금으로 받은 것은 아님에도,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위와 같은 대출 청탁행위에 대한 대가로 위 금원을 수령하였다고 사실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과 피고인 9의 당 법정에서의 진술 및 당심에서 제출된 위 피고인 9 작성의 진술서의 기재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위 피고인 9로부터 부탁을 받고 공소외 3 한국산업은행 총재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적극 검토하여 달라는 취지로 청탁하여 한보철강이 위 은행으로부터 5백억 원의 지급보증을 받게 되자, 1996. 12.경 위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위 피고인 9로부터 위 대출알선에 대한 사례금 명목으로 현금 2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1)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지금까지 경제기획원 등의 공무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제13대 국회의원, 주중대사 등으로 있으면서 국가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여 왔고, 수수한 금품은 예천전문대학의 발전을 위한 후원기금으로 사용하고자 한 것이며, 현재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의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오히려 위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인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그 감독하에 있는 국책 금융기관의 장에게 청탁함으로써 거액이 대출되도록 한 뒤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은 지금까지 피고인의 변호인 주장과 같이 경제기획원 등의 공무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제13대 국회의원, 주중대사 등으로 있으면서 관계, 교육계, 정치계, 외교계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하여 성실히 노력하여 온 점, 특히 피고인이 주중대사로 재직시에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중국 지도층과 친밀한 교분을 가짐으로써 한중경제협력관계를 돈독히 구축해 온 점,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금융기관에 대한 청탁이 단 1회에 그쳤고, 받은 돈은 교육기관에 희사하려 하였던 점, 피고인이 저지른 이 사건 범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그 처벌이 비교적 무겁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받은 금품은 전액 추징되고, 본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이 상실되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인하여 구속 재판을 받던 중 심장의 동방결절전도장애로 인하여 인공심장박동기 삽입시술을 받아 현재 요양이 필요한 점, 피고인은 현재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한 형량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4
(양형부당의 점)
(1)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지금까지 오랫 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국가 및 지역사회의 발전에 공헌하여 왔고, 현재 노령과 질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으며,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의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오히려 위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인은 영향력 있는 4선 국회의원으로서 더욱 존경받을 수 있도록 처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신성해야 할 의정활동을 돈으로 매수하는데 중개역할을 하였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은 지금까지 4선 국회의원, 정무장관 등으로 성실히 활동하면서 국가 및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점, 피고인이 저지른 이 사건 범죄는 형법 제133조 제2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그 처벌이 비교적 무겁지 아니한 점, 피고인은 본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이 상실되는 점, 피고인은 현재 69세의 노령으로 반신마비, 좌서혜부탈장, 추간판탈출증, 대장염,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지병으로 건강히 현저히 악화된 점, 피고인은 현재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면서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한 형량은 가볍다기보다는 오히려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4.  피고인 권노갑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가항 기재 각 금원의 뇌물성에 관하여
1)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가항 기재와 같이 1993. 3.경, 같은 해 12.경 및 1996. 3.경에 받은 각 금원이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된 것이라는 취지의 위 피고인 9의 진술은 그 진술내용이 전후 모순되거나 객관적 정황과 부합되지 않아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인이 금원을 수수한 시기와 액수, 피고인의 소속 상임위원회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금원은 의정활동지원, 국회의원 총선비용 등 정치자금으로 수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특히 1996. 3.경에 받은 금 5천 만 원은 총선 선거자금으로 준 것이 명백하므로 이를 뇌물로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위 금원을 수수하였다고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뇌물죄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죄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과 피고인 9의 당 법정에서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원심판결에서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이, 비록 위 각 금원을 공여한 피고인 9가 일부 사항에 관하여는 모른다거나 반대되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이 없지 않지만, 위 피고인 9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는 위 각 시기에 피고인에게 공여한 위 각 금원이 피고인의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하여 청탁금 명목으로 공여된 것이지 조건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이러한 진술은 위 피고인 4의 진술이나 다른 객관적인 상황과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각 시기에 위 피고인 9로부터 받은 각 금원은 피고인이 의정활동을 통하여 한보그룹을 도와주고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이 한보그룹을 문제삼지 않도록 하여 국회에서 한보그룹에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그 청탁금 명목으로 수수한 것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나항 기재 알선수뢰의 점에 관하여
1)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1996. 10. 7.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하이얏트 호텔에서 위 피고인 4로부터 위 정세균 등 4인의 한보 관련 활동을 무마하여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같은 날 피고인의 운전기사 겸 수행비서인 공소외 5를 보내어 현금 1억 원을 교부받았다는 취지의 위 피고인 4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이 서로 모순되거나 애매하여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다른 객관적인 정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고인의 일관된 주장과 같이 1996. 12. 6. 또는 7.경 위 피고인 4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금 1억 원을 받은 일이 있을 뿐이지, 같은 해 10.경 위 피고인 4를 통하여 위 피고인 9로부터 돈을 받은 일은 없고, 특히 피고인과 위 공소외 5는 1996. 10. 7. 19:40경부터 같은 날 22:40 내지 22:50까지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소재 일본대사관저에서 만찬에 참석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나항 기재와 같이 알선수뢰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위 기재 일시장소에서 위 피고인 4로부터 위 피고인 9의 청탁을 전해듣고 그가 제공하는 청탁금 1억 원을 교부받았다고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알선수뢰죄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과 피고인 4, 9의 당 법정에서의 각 진술 등을 종합하면, 원심판결에서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이, 비록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공여한 피고인 4가 위 피고인 9의 부탁이나 돈 가방, 열쇠를 전달한 일시·장소와 그 상대방에 관하여 검찰에서 한 두 차례 진술을 번복한 사정은 있으나, 위 피고인 4가 고령인데다가 검찰에 구속된 후 당황한 상태에서 4∼5개월 전의 일을 개인적 기억에만 의존하여 진술한 점, 위 피고인 4는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1996. 10.경 저녁 늦은 시각에 피고인에게 위 피고인 9의 부탁과 함께 돈 가방을 전달해 주었다는 점에 관해서만큼은 검찰 이래 당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피고인 4가 위 각 일시·장소와 상대방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그 진술을 번복하였다고 하여 그 진술내용에 신빙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고, 이러한 피고인 4의 진술은 그의 운전기사인 최성훈, 돈을 제공한 위 피고인 9의 각 진술이나 다른 객관적인 상황과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일시장소에서 위 피고인 4로부터 위 정세균 등 4인의 한보 관련 활동을 무마하여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같은 날 위 공소외 5를 보내어 위 피고인 9가 제공하는 현금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한편 피고인 주장의 알리바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이 내세우는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위 공소외 5가 1996. 10. 7. 저녁 일본대사관저에서 열린 만찬에 일정 시간 체재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원심이 판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위 대사관저에 가게된 시각과 경로, 탑승한 차량과 차량 동승자, 대사관저 만찬 참석자들의 도착순서 등에 관하여 위 증인들의 진술이 번복되는 과정과 피고인 차량 카폰의 통화 내역의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과 위 공소외 5가 같은 날 19:40경 일본대사관저에 도착하여 그때부터 같은 날 22:40∼50까지 줄곧 그 곳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러한 사정은 당심에서 추가로 진술한 증인 김대성, 이재만, 손세일, 공소외 5의 각 진술을 보태더라도 달라지지 아니한다. 나아가 위 피고인 4가 당초 피고인에게 위 피고인 9의 부탁을 전하거나 위 공소외 5에게 돈 가방을 전달한 일시를 1996. 10. 초순경이라고 할 뿐 이를 특정하지 못하다가, 원심 제8회 공판에 이르러 그 동안의 기억을 더듬고 주위 사람들의 말을 보태어 생각한 결과, 피고인에게 위 피고인 9의 부탁을 전한 시점은 같은 달 7. 20:00경, 위 공소외 5에게 돈 가방을 전달한 시점은 같은 날 22:00경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시각에 관하여는 같은 날 저녁인 것은 명백하지만 정확히 20:00경 혹은 22:00경인 것이 아니라 대략 그 시각 무렵이라는 취지이므로 그 시각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위 공소외 5가 같은 날 저녁 일본대사관저 만찬에 참석한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앞에서 본 유죄의 증거들을 뒤엎고, 이미 경향신문 창간 50주년 행사 관계로 하이얏트 호텔에 있었던 피고인이 일본대사관저로 출발하기 전에 같은 호텔에서 위 피고인 4와 잠시 만날 수 있었고, 그 날 22:00경을 전후하여 위 공소외 5가 위 피고인 4의 집으로 가서 금 1억 원이 든 가방을 건네받을 수 있었던 사실 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 알리바이 주장은 결국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다) 피고인의 금품수수를 포괄적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1) 피고인의 변호인은,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달리 현실적으로 국회 의정활동에 국한된, 그것도 자신이 속한 상임위원회에 속한 안건이나 이에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 법률상, 사실상의 권한을 가지고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을 뿐이지 다른 상임위원회에 속한 안건이나 관련 사항에 실제로 어떤 구체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바, 피고인은 원심판결 기재와 같이 위 피고인 9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각 시기에 경제와는 무관한 국방위원회 또는 행정위원회 등에 소속되어 한보그룹에 대한 여신 등 문제에 관하여 어떤 권한을 가지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위 피고인 9로부터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돈을 받았다거나 그 지위를 이용한 알선행위의 대가로서 돈을 받았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위 피고인 9가 피고인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위 각 금원을 공여하였다면 이는 피고인의 국회의원 신분보다는 야당 실세 또는 야당 중진의원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할 것인데, 만일 그렇다면 피고인이 받은 위 각 금원은 사적인 청탁 또는 알선부탁에 대한 대가가 될 수 있을지언정 국회의원인 피고인의 직무행위나 그 지위를 이용한 알선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는 뇌물이라고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돈을 받았거나 그 지위를 이용한 알선행위의 대가로서 돈을 받았다고 인정함으로써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뇌물죄의 구성요건인 공무원으로서의 국회의원의 직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① 그러므로 살피건대, 무릇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직무와 금원의 수수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에 있으면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특별히 청탁의 유무, 개개의 직무행위와의 대가적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또한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판결 등 참조).
②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국회의원으로서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한 발언·질의·토론·표결권, 국정전반 또는 특정 국정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권, 서면질문권 등의 의원 일반의 고유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비록 소속 위원회가 한보그룹과 별 관련이 없는 국방, 행정위원회 등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직무권한을 한보그룹에 이익이 되거나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행사할 수 있으니, 자신의 의정활동을 통하여 한보그룹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금원을 받은 이상, 이는 피고인의 직무행위와 전체적·포괄적으로 대가관계에 있는 금원을 받은 것으로서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위 피고인 9가 피고인의 특정한 직무행위를 지정하지 아니하고 청탁함으로써 위 금원의 수수가 피고인의 어느 직무행위와 대가관계에 있는 것인지 특정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위 죄의 성립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③ 한편, 피고인이 같은 당 소속 다른 국회의원이 한보그룹을 문제삼지 않도록 하여 국회에서 한보그룹에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금원을 받은 부분에 관하여 보면, 피고인은 자신의 직무권한인 의안심의·표결권 행사의 연장선상에서 일정한 의안에 대하여 다른 의원으로 하여금 찬동·반대하도록 그를 설득·권유 내지 무마할 수 있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일정한 경우에는 자신이 속하지 않은 위원회에 계류중인 안건에 대하여도 다른 위원회의 의사(議事)에 직접 관여할 수 있고, 나아가 자기가 소속되지 않은 위원회의 안건심사가 종료되고 그 안건이 본회의에 부의되는 경우 본회의에서는 심의·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자기 고유의 권한 혹은 그 준비행위와 관련하여 금원을 수수하는 행위도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어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이다.
④ 그리고, 비록 피고인이 야당의 중진의원 내지 실세라는 점이 위 피고인 9가 피고인을 대야당 로비의 창구로 선정하게 한 요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피고인의 직무와 금원의 수수가 대가관계에 있음이 인정되는 이상, 위 청탁에 개인적인 영향력의 행사에 대한 기대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여 뇌물성을 인정함에 방해가 된다고 할 수 없다.
3) 그렇다면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직무관련성을 다투는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라) 확대ㆍ유추해석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1)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과 같은 국회의원이 법령상 상당히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국회가 운영되는 관행을 생각해 볼 때 현실적인 국회의원의 권한을 벗어나 법령상의 추상적인 권한만을 가지고 청탁이나 금원수수 행위를 형사법적으로 의율하는 것은 금원수수 당사자의 현실적 의사와 행태를 확대 또는 유추해석하는 것으로서 형사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함에도, 원심은 이에 위배하여 피고인의 직무를 확대ㆍ유추해석함으로써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의 직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생각건대,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법령에서 정하여진 직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 있는 직무,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 하여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 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가 포함된다(대법원 1995. 9. 5. 선고 95도1269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 있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은 판단기준에 따라, 국회의원들이 자신이 소속되지 아니한 상임위원회 소관 사항에 대하여도 한정적으로 그 상임위원회에 관여할 수 있는 직무권한 혹은 자신의 본 회의에서 직무수행권 내지 그 준비행위와 대가성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금원을 뇌물로 보고 그 수수행위를 뇌물죄로 의율하는 것이 형사사법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확대ㆍ유추해석에 해당하여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변호인의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정치자금이며 피고인에게 뇌물성의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1)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위 피고인 9로부터 받은 각 금원은 소속당 최고위원 경선비용, 연말자금, 총선비용 등으로 제공된 정치자금이므로, 위 피고인 9가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함에 있어서 막연하게 도움을 바라는 기대심리나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금원이 뇌물로 될 수 없으며, 그러므로 또한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받을 당시 뇌물성의 인식이 있었다고 할 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수수한 위 금원은 모두 뇌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피고인이 그 직무행위의 대가 즉 뇌물성을 인식하고 위 돈을 받았다고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의 범의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정치자금, 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금품의 수수라 하더라도 그것이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지는 한 뇌물로서의 성격을 잃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위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위 피고인 9로부터 받은 각 금원은 국회의원인 피고인의 직무나 다른 동료 의원에 대한 알선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음이 국회의원의 직무범위나 청탁내용 등에 의하여 인정될 뿐 아니라, 나아가 피고인과 위 피고인 9 사이의 종래의 교제상황, 수수금원의 규모, 금원수수의 은밀성, 변칙적인 방법으로 조성된 금원이 제공된 점 및 그 밖에 전액이 현금으로 수수된 점 등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금원이 뇌물 아닌 순수한 정치자금으로 수수되었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각 금원 중 순수한 정치자금의 성격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피고인의 직무와의 대가관계도 일부 인정되고 양자가 불가분적으로 결합하여 있는 이상 전체적으로 보아 순수한 정치자금이라고 할 수 없고 그 전체를 뇌물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위 각 금원의 뇌물성이 인정되는 이상, 그러한 사정을 이미 인식하고 있는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받을 당시 뇌물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3) 그렇다면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뇌물성의 범의를 다투는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가.(3)항 기재 청탁취지에 관하여
1) 검사는, 피고인이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가.(3)항 기재와 같이 1996. 3.경 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국립극장 구내에서 위 피고인 9로부터 현금 5천만 원을 교부받은 것은, 원심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앞으로 ① 의정활동을 통하여 한보그룹을 도와주고 ②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한보그룹을 문제삼지 않도록 하여 국회에서 한보그룹에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뿐만 아니라, ③ 피고인이 1995. 국정감사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박태영 의원의 질의를 무마해준 데에 대한 사례금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할 것임에도,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위 금품수수시에 위 박태영 건에 대한 사례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사실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검사 작성의 피고인 9에 대한 제1회 진술조서(수사기록 제4권 1257면), 원심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9의 진술기재(공판기록 제1책 343-344면)에 의하면, 위 피고인 9가 1996. 3.경 피고인에게 금품을 제공할 때 위와 같은 박태영 건에 대한 사례의 취지도 포함하여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한편 원심 제3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9의 진술기재(공판기록 제2책 769-771면)에 의하면 위 피고인 9는 위 금품 교부 당시 앞서 본 포괄적인 청탁 취지 이외에 1995년도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의 위 박태영 의원의 질의 문제를 따로 의식하면서 피고인이 위 질의를 무마해준 데에 대한 사례의 뜻으로 위 금원을 공여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점, 1996. 3.경에 이미 5개월이나 지난 1995년도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의 일을 기억하고 그 사례금을 주었다는 것은 경험칙상 이례적인 점, 위 피고인 9는 1995. 10.경에 이미 위 피고인 4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청탁하여 박태영 의원의 국정감사 관련 질의를 무마해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그 청탁금 명목으로 피고인에게 전해달라는 1억 원을 건네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1996. 3.경 금원의 수수에 위와 같은 박태영 건에 대한 사례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부합하는 위 피고인 9의 검찰 및 원심 제1회 공판에서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나항 기재 범죄사실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1) 검사는 원심판결에서 이유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나항 기재 범죄사실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피고인이 1996. 10. 7. 피고인 4를 통하여 위 피고인 9로부터 금 1억 원을 받으면서 받은 청탁은, 피고인과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중 이른바 4인방으로 알려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정세균 등 4명이 정부에 대하여 제일은행의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 및 담보 현황 관련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니 국정감사에서 한보그룹을 문제삼지 않도록 하여 국회에서 한보그룹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것인바, 그 취지는 소속 당 국회의원인 위 정세균 등 4인의 한보그룹 관련 국정감사를 권유ㆍ설득ㆍ무마하여 도와주는 것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물론이고 위 정세균 등 4인으로 하여금 국정감사는 물론 상임위원회 혹은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 등 의정활동을 통하여 한보그룹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하고 위 청탁의 취지를 피고인이 소속 당 국회의원들의 한보그룹 관련 국정감사를 권유ㆍ설득하여 무마하는 것으로만 인정하였고,
둘째,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다른 상임위원회 의안에 관하여 출석ㆍ발언할 수 있고, 다른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결과가 국회의장을 통하여 본회의에 보고되면 정부 기타 관련 기관에 대하여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등 그 처리단계에서는 국회의원으로서 이와 관련하여 발언하거나 의결에 참여하여 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다른 상임위원회의 권한사항에 대하여 간섭할 수 있는 직무상의 권한이 있으므로, 동료 의원의 국정감사 관련 의정활동에 대하여 권유ㆍ설득ㆍ무마하는 행위는 자기 자신의 직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다른 상임위원회에 속한 국회의원들의 자료제출요구 또는 질의를 권유ㆍ설득ㆍ무마하는 행위는 피고인 자신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함으로써,
위 주위적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국회의원의 직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그러므로 먼저, 위 청탁의 취지에 피고인 자신의 국정감사 혹은 대정부 질문 등의 의정활동을 통하여 한보그룹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도와달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의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공소장 변경 후)에서는 위 돈과 관련된 청탁의 내용을 단순히 위 정세균 등 4인의 자료제출요구 및 한보그룹에 대한 문제 제기의 무마라고 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인 자신이 국정감사 혹은 대정부질문 등의 의정활동을 통하여 한보그룹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도와달라는 취지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수뢰죄의 구성요건인 직무 내용에 관하여 중대한 변경을 가져오는 위 새로운 청탁 취지에 관하여는, 비록 검사가 항소이유서에서 이를 적시하고 있다 할지라도 달리 공소장 변경 등의 조치가 없는 한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한편, 가사 이 사건 공소사실에 피고인 자신이 의정활동을 통하여 한보그룹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도와달라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할지라도,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피고인 9가 위 피고인 4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전하게 된 경위는, 한보철강에 대출을 하여 온 제일은행측에서 먼저 야당 국회의원인 위 정세균 등 4인의 대출관련자료 요구 사실을 알려주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보라고 하여 위 국회의원들이 국회 국정감사시에 문제를 제기하면 한보철강이 곤란에 처하게 될 것을 염려한 나머지 위 정세균 등 4인의 활동을 무마하려는 목적에서 그 무마의 취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위 돈을 건네 준 사실이 인정될 뿐이지, 피고인 자신으로 하여금 국회에서 한보그룹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위 돈을 건넸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국회법상 국회의원에게는 다른 상임위원회의 권한사항에 대하여 간섭할 수 있는 직무상의 권한이 있으므로, 피고인이 동료 의원의 국정감사 관련 의정활동에 대하여 권유ㆍ설득ㆍ무마하는 행위는 자기 자신의 직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본다. 원심판결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국회의원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위원회에 계류중인 안건에 대하여도 ① 국회법 제61조 내지 제63조에 규정된 경우와 같이 일정한 경우에는 다른 위원회의 의사(議事)에 직접 관여할 수 있고, ② 자기가 소속되지 않은 위원회의 안건심사가 종료되고 그 안건이 본회의에 부의되는 경우 본회의에서는 심의·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자기 고유의 권한 혹은 그 준비행위에 기하여 동료 의원의 국정감사 관련 의정활동에 대하여 권유ㆍ설득ㆍ무마하는 경우에는 수뢰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위 피고인 9가 위 피고인 4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동료 의원에 대한 무마를 청탁한 경위는, 위 정세균 등 4인의 국회의원이 정부에 대하여 제일은행의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 및 담보현황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한 것을 알게된 후 그들이 국회 국정감사시에 이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한보철강이 곤란에 처하게 될 것을 염려한 나머지 위 정세균 등 4인의 활동을 무마하려는 목적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영향력 있는 피고인에게 그 무마를 청탁하게 된 것인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피고인 9는 피고인을 통하여 당장 위 정세균 등 4인의 상임위원회 국정감사활동을 무마하려는 현안(懸案)을 가지고 이를 청탁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청탁 내용을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 속한 피고인이 위 정태균 등 4인이 속한 재정경제위원회의 의사(議事)에 극히 한정적으로 인정되는 위 직접 관여의 방식으로 참석하여 위와 같이 자료제출요구 등을 무마해 달라거나, 혹은 그 안건이 본회의에 부의되는 경우에 비로소 심의·표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혹은 그 직무준비행위로서 위 정세균 등 4인의 행위를 무마해 달라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위 정세균 의원 등 4인의 자료제출요구 또는 질의를 무마하는 행위를 피고인 자신의 직무 혹은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로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위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1)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가항 기재 각 범행에 관하여는 자수하였고, 받은 금원은 전액 공적인 정치활동비로 사용하였으며, 이 사건 다른 피고인들과 견주어 볼 때 사안이 중하지 않은 점 등 이 사건의 여러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피고인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분을 망각한 채 국회의 대정부 견제기능을 심각하게 저해하면서 뇌물을 받은 것은 용서할 수 없고, 이 사건 수사,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피고인의 태도에는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오히려 위 양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먼저 피고인에게 자수감경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한보비리의 수사과정 중에 피고인의 범죄 혐의사실이 나타나자 피고인이 먼저 기자회견을 통하여 언론에 자신이 이 사건 범죄사실 제4의 가항에 기재된 금 1억 5천만 원을 정치자금으로 받은 사실을 공표하였고, 이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는 1997. 2. 9. 21:30경 전화로 직접 피고인에게 같은 달 10. 14:00 대검찰청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는바, 피고인은 처음에는 같은 달 11. 14:00에 대검찰청에 출석하겠다고 하다가 같은 날이 되자 이 사건 수사는 피고인 소속의 새정치국민회의를 음해하기 위한 짜맞추기수사이므로 임의출석할 수 없다고 거절한 사실, 이에 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는 다시 같은 날 17:45경 피고인에게 다음날 10:00까지 대검찰청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서면 출석요구서를 피고인의 처 공소외 6에게 전달하였고, 그 시경 피고인이 위 피고인 4로부터 금 1억 원을 추가로 받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피고인은 부득이 같은 달 12. 14:30경에 대검찰청에 자진출석하여 조사를 받은 사실, 피고인은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위 금품수수 사실은 전부 사실대로 시인하되 다만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가항 기재 금원에 대하여는 이를 정치자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변소하였고, 제4의 나항 기재 금원에 대하여는 그 받은 일시장소와 한보 관련성 및 대가성을 전부 부인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같은 달 13. 오전경까지 조사를 받다가 이후에는 검찰의 대질신문 방식에 이의가 있고, 또 다른 재판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제지를 뿌리치고 임의로 귀가하려다가 같은 날 13:42경 검찰에 의하여 긴급체포되고, 같은 날 16:50경에는 같은 날 발부된 구속영장에 의하여 구속집행된 사실, 그 이후부터 당 법정에 이르기까지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 있어서는 최초에 진술한 바와 같이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하나 그 직무관련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사실 등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스스로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하였다는 점에서는 자수로 볼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형법 제52조에서 자수를 형의 감경사유로 삼은 이유는 범인이 그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데에 있으므로 죄를 뉘우침이 없는 자수는 그 외형은 자수일지라도 위 형법 규정이 정한 자수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데(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도105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처음부터 위 받은 돈이 단순한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직무관련성을 부인하고 있고, 특히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의 나항 기재 금원에 관하여는 그 수령한 일시장소와 한보 관련성을 전부 부인하면서 뉘우치는 빛을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은 2번에 걸쳐서 검찰의 소환을 받고도 불응하여 오다가 객관적, 정치적 사정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전개되자 부득이 소환 조사에 응하게 된 점, 조사를 받는 중에도 검찰의 요구를 무시하고 임의로 귀가하려다 긴급체포된 사정, 형법상의 자수 감면 규정은 임의적인 감면에 불과한 점 등, 이러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비록 피고인이 저지른 이 사건 범죄의 법정형이 높다고 할지라도 피고인에게 자수감경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나아가 피고인의 다른 정상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지금까지 3선의 야당 국회의원으로 성실히 활동하면서 국가 및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점, 피고인은 본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이 상실되는 점, 피고인은 현재 67세의 노령이고, 이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의 다른 피고인들과 비교하여 볼 때 상대적으로 무거운 죄명으로 기소된 점 등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인은 제1 야당의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솔선하여 국회의 정부감독기능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본분을 망각한 채 오히려 재벌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그 기업을 비호하여 왔다는 점에서 커다란 비난을 면할 수 없고, 또 피고인이 저지른 이 사건 범죄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129조, 제132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중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는바, 원심이 위 법정형 중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이를 작량감경하여 선고한 징역 5년은 법정최하형인 점 등의 사정이 있다.
이상과 같은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적당하고,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는 아니하므로 검사 및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5.  피고인 5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건설부장관으로 재직 중에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5항 기재와 같이 위 피고인 9로부터 금 2억 원을 교부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위 금원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와 34번 국도를 연결하는 해안도로건설을 위한 예산을 조속히 배정함과 아울러 건설부가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주식회사 한보{이하 (주)한보라고 한다}가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받은 것이 아니고, 피고인이 신한국당의 서울 송파갑 지구당위원장직을 겸하고 있었던 관계로 위 지구당 운영비조로 받게 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자신의 건설부장관 직무와 관련하여 위 금원을 수수하였다고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뇌물죄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뇌물죄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국토종합개발계획의 수립ㆍ조정, 국토의 보전ㆍ이용ㆍ개발 및 개조, 도시ㆍ도로ㆍ주택의 건설 사무를 관장하는 건설부장관(현재는 건설교통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그 직무와 관련하여, 당시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와 34번 국도를 연결하는 해안도로건설이 시급히 필요하였고, 또 국가에서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주)한보를 통하여 참여하고 있던 위 피고인 9로부터 위 해안도로건설을 위한 예산을 조속히 배정함과 아울러 건설부가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위 (주)한보가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그 청탁금 명목으로 2회에 걸쳐 금 2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1)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지금까지 전과가 없고, 성실히 공직생활을 수행하여 왔으며, 현재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있는 점 등 이 사건의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오히려 위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인은 한나라의 건설부장관이라는 중책을 맡은 자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자가 그 직무와 관련하여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한 취지에서 법에서도 피고인의 이러한 범죄행위를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중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지금까지 달리 처벌받은 전과가 없고, 공직생활중에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 왔으며, 위 도로 건설은 어차피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이 드러나자 즉시 공직을 사퇴하고, 이를 뉘우치면서 검찰에 자진출두하여 자수하였으며,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주요우울장애 등으로 좋지 않은 점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가볍다기보다는 오히려 조금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6.  피고인 6, 7, 2
가.  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 7, 2 및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지금까지 전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금융인으로서 성실히 활동하여 왔고, 이 사건 각 대출은 금품의 수수와는 무관하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각 자수하였고, 현재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의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오히려 위 각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인 2에 대한 직권판단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위 양형부당의 점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원심판결인 서울지방법원 97고합113, 301(병합) 판결과 같은 법원 96고합364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각 항소를 제기하여(다만 위 96고합364 판결에 대하여는 피고인만) 당심에 이르러 당원 97노1262 사건과 96노1813 사건으로 병합되어 동시에 심리하게 된 결과 1개의 주문으로 판결을 선고하여야 할 경우에 해당하게 되었으므로, 이 점에서 위 각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

다.  피고인 6, 7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이 은행장으로서 부정한 금품을 받고 부실 기업에 대하여 거액의 대출을 해준 결과 해당 은행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은 엄히 처벌받아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들은 지금까지 아무런 전과가 없고, 그 동안 금융인으로서 쌓아온 업적이 적지 않으며, 그들의 대출이 기왕 대출의 연장선 상에서 불가피하게 행하여진 면이 없지 않고,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 후 검찰에 자수하였으며, 현재 모든 범행을 자백하면서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가볍다기보다는 오히려 조금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각 이유 있다.

7.  피고인 9, 8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들의 횡령 부분에 대하여
(가) 횡령의 범의나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1)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한보철강, (주)한보의 자금을 인출하여 판시 제9의 가항 및 판시 제10항 기재와 같이 개인세금 납부대금, 증자자금 납입대금, 전환사채 인수대금으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들은 위 회사들이 속한 한보그룹의 대주주이자 실질적 경영자들로서 그 전 재산을 한보그룹에 투자한 입장에서 거액의 증자자금 납입대금 등을 달리 조달할 방법이 없어 자신들이 경영하던 위 회사들로부터 여유자금을 일시 차용한 것일 뿐 피고인들에게는 횡령의 범의나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들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이 사건 횡령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횡령죄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자신들과 별개의 법인체인 위 한보철강, (주)한보의 회사자금을 보관하는 자로서 위 회사들의 경영을 위하여 그 자금을 사용하여야 할 보관의 취지에 반하여 위 회사들의 자금을 변제할 의사도 없이 대여금 명칭을 붙여 인출함으로써 자기들의 소유물과 같이 지배하고 처분한 것은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볼 것이다.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위 회사들의 대주주이고, 상당한 재산을 위 회사들을 위하여 투자하였으며, 이 사건 금원을 인출함에 있어 대여금 형식을 취함으로써 이자까지 가산한 대여금 회수의 방법을 열어 놓았고, 위 회사들 중 한보철강의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계열사에 대하여 일정 한도 내에서 현금 대여를 허용하는 결의가 있었으며, 실제로 차용금 중 일부를 사후에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이 실제 위 금원을 인출할 당시 실제로 변제할 의사가 없이 차용금 명목을 붙여 돈을 빼내어 개인적인 목적으로 소비하였다면 그러한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9의 부동산 구입 등으로 인한 횡령죄에 관하여
1) 피고인 9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9의 가(3)항 기재의 부동산들을 구입하거나 위자료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건에 있어서 위 부동산 구입비나 위자료 지급 금액이 위 회사들의 자금으로 지출되었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위 지급 금액들은 피고인이 자신의 개인 자금을 사용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결코 한보철강이나 (주)한보의 자금을 인출하여 마련한 비자금에서 지출된 것으로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위 회사들의 자금으로 위 금원들을 지급하였다고 사실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원심판결 증거의 요지 [13]항목에 열거된 증거들, 특히 원심 제4회 공판조서 중 원심 증인 임일송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피고인 9에 대한 제15회 피의자신문조서, 검사 작성의 피고인 9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 임일송에 대한 제1, 2회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와 임일송이 작성한 진술서 등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9의 가(3)항 기재와 같이 1993. 12. 28.경부터 1995. 6. 21.경까지 사이에 자신의 개인 돈이 아니라 위 회사들의 운영자금에서 인출한 돈으로 피고인 개인의 부동산 구입대금, 이혼 위자료 등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횡령죄를 저지른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나아가 피고인 9의 변호인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9의 가(3)항에 기재된 피고인이 구입한 각 부동산 중 일부는 한보그룹의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위 한보그룹을 위하여 구입한 것이지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구입한 것은 아니므로, 그러한 부동산의 구입행위는 횡령죄가 된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피고인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할 의사로 위 부동산들을 구입하였다고 사실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은 위 각 부동산들을 구입함에 있어 한보철강 또는 (주)한보로부터 정상적인 부동산 구입자금 인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위 회사들로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인출한 비자금으로 위 부동산들을 구입하였고, 위 부동산들은 피고인의 친지나 개인 재산관리인 등의 개인 명의로 구입되어 한보그룹 계열사의 부동산을 등록·관리하는 관재대장에 등록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소유 관련 서류를 보관하고 관리해 온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부동산들은 피고인이 개인 소유의 의사로 구입한 것이 분명하고 한보그룹을 위해서 구입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 9의 횡령죄의 피해자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1) 피고인 9의 변호인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9의 가(3)항〈별지 3- 4〉자금유용일람표 순번 1 내지 11번 기재 범행에 관하여, 원심 판시와 같이 위 횡령죄의 기수시기를 한보철강 또는 (주)한보로부터 인출한 자금을 부동산 구입대금이나 위자료로 지급한 시점으로 본다면, 한보철강에서 인출되어 (주)한보에 공사비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일단 (주)한보의 소유로 귀속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니 위 부동산 구입이나 위자료 지급으로 인한 횡령죄의 피해자는 오직 (주)한보라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위 돈을 관리하였던 공소외 7이 오로지 한보상사의 직원이고, 피고인이 위 돈을 (주)한보를 위하여는 사용할 의사가 없었다고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위 횡령죄의 피해자를 한보철강과 (주)한보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횡령죄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한보철강의 경우는 (주)한보에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공사 대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회계처리하고, (주)한보의 경우는 하도급업체에 위 당진제철소 공사 대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회계처리하면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임의로 한보철강 또는 (주)한보로부터 현금을 인출하여 피고인의 조카로서 피고인이 경영하는 한보상사의 출납을 맡고 있는 위 공소외 7 등에게 보관시킨 다음 이를 필요에 따라 수시로 한보그룹 업무와 관련하여 지출하기도 하고, 이 사건 부동산 구입이나 위자료 지급처럼 개인적인 목적을 위하여 지출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한보철강에서 금원을 인출함에 있어 그 명목은 (주)한보에 대한 공사비 지급을 위한 것이라고 장부상 회계처리하기는 하였지만, 처음부터 위 금원을 (주)한보에 공사비로 지급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실제로 위 금원은 (주)한보와는 관계없이 피고인 경영의 한보상사 출납직원이 이를 교부받아 보관하였다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주)한보에 대한 공사비와는 관계없는 명목으로 지출된 것이니, 한보철강에서 공사비 명목으로 인출되었다고 하여 그 금원의 소유권이 (주)한보에 귀속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개인의 부동산 구입이나 위자료 지급을 위하여 사용한 자금 중 그 출처가 한보철강인 금원에 대하여는 회계상 인출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그 횡령죄의 피해자는 한보철강이라고 할 것이지 (주)한보라고 볼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결론은 위 금원을 한보철강으로부터 교부받아 보관하던 위 공소외 7 등의 직원이 (주)한보의 직원을 겸하고 있다 할지라도, 동인들의 위 금원 보관행위가 피고인 개인이 경영하는 한보상사 출납직원으로서 한 것인 이상 달라지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한편, 횡령죄는 피해자별로 별개의 죄를 이루는 것이어서 그 피해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각 피해자별로 횡령금액이 정하여져야 하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와 같이 피고인이 한보철강과 (주)한보에서 인출한 금원을 혼합하여 보관시켜 두었다가 그 중 일부 금원을 부동산 구입 또는 위자료 지급 등에 사용함으로써 위 사용된 금원이 어느 회사로부터 인출한 자금인지를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피해자 및 횡령금액이 특정되지 않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으로도 위 각 회사로부터 횡령하여 취득한 이득액이 각 금 50억 원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은 어차피 위 각 피해자별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부분이 법령의 적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위 횡령죄의 피해자나 피해금액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변호인 주장도 이유 없다.
(2) 피고인 9의 사기 부분에 대하여
(가)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1)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한보철강 등으로 구성된 한보그룹을 경영해 오던 중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의 차입과 철강 경기의 부진, 자체자본조달계획의 차질 등으로 인하여 자금사정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위와 같은 사정은 통상적인 기업경영상의 자금압박에 불과하고 위 한보그룹이 다른 기업에 비하여 특별히 부도를 확정적으로 예상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었던 것은 아니며, 위 한보그룹보다 부채비율이나 자금사정이 더 어려운 기업체도 현실적으로 부도가 나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점, 피고인으로서는 기존에 대출을 해 오던 은행들이 추가대출을 거절하고 위 한보그룹을 부도처리함으로써 위 한보그룹에 대한 대출원리금을 전혀 회수할 수 없게 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으므로 위 한보그룹에 계속적인 추가대출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였던 점, 특히 산업은행이 1997. 1.부터 같은 해 3. 사이에 매월 1천억 원씩 합계 금 3천억 원을 한보철강에 대출하기로 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이를 기대하고 자금계획을 세웠던 것인데 산업은행측에서 위 금액을 대출해 주지 않음으로써 1997. 1. 23. 부득이 부도에 이르게 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1996. 12.경 이후 이 사건 어음들을 할인할 당시에 위 어음들을 정상적으로 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예견할 수 없었던 것이니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금품을 편취할 생각으로 이 사건 어음들을 할인받았다고 사실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①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래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6. 5. 28. 선고 95도85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막연한 사업계획이나 자금동원에 대한 추상적인 기대 외에 별다른 자금동원 능력이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 당초 예상하였던 사업 일정이나 자금동원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상태에서, 지급기일에 어음이 결제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정을 예견하였거나 어음이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도 그러한 내용을 수취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하고 이를 속여서 할인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②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체 자본조달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에도 외부차입금에만 의존하여 무리하게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제2단계 공사를 강행한 결과 1996. 11. 말경에 이르러서는 한보철강의 재무구조가 극도로 취약해짐으로써 은행의 추가 자금지원 없이는 결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 어음들을 발행하였고, 위 어음들을 발행함에 있어서 그 중에 실제로는 자금조달을 위해서 실물거래 없이 발행한 융통어음이 있었음에도 그것들이 마치 실물거래에 수반하여 발행한 진성어음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협력업체의 명의를 빌리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위장수단을 강구한 것이 있으며, 자금압박으로 인하여 더 이상의 채무변제가 곤란하였던 한보그룹의 재무상태를 무시하고 고리의 제2금융권의 초단기성 자금이나 고율의 사채를 많이 사용하였고, 한편 피고인이 기대한 거래은행들로부터의 추가 자금지원은 피고인의 일방적이고도 막연한 기대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미 한보철강의 과다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하여 완공 후의 만성적인 적자경영의 위험까지 예상하고 있었던 거래은행들이 추가 자금지원을 무한정 계속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피고인으로서도 그때쯤부터는 한보그룹에서 발행하는 이 사건 어음들이 지급기일에 정상적으로 결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예견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은행들로부터의 추가 자금지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도 이 사건 어음들을 발행하여 그 할인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은 이상 피고인에게 최소한 편취의 미필적 범의가 있었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기망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1) 나아가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어음들을 발행 할인함으로써 사채업자들로부터 할인금을 교부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할인과정은 정상적인 거래행위로서 전혀 기망행위가 개입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기망의 방법으로 이 사건 어음들을 할인하였다고 사실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래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적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녀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하며,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 객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도274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어음들을 사채업자나 할부금융사 등으로부터 할인함에 있어 당시 한보철강 등의 재무구조가 극도로 열악해져 1996. 11. 말경에 이르러서는 한보그룹 일부 계열사 간부들에 대한 월급까지 체불하게 되고, 매일 매일 돌아오는 수표 및 어음의 결제에 급급하였음에도, 그 담당 직원들로 하여금 이러한 사정은 묵비한 채 한보철강의 당진제철소 건설은 국책사업으로 정부에서 지원하여 주니 부도날 염려는 전혀 없다고 장담하면서 할인을 의뢰하도록 하였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어음들이 실제로는 자금조달을 위해서 실물거래 없이 발행된 융통어음임에도 마치 실물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진성어음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협력업체의 명의를 빌리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기망 방법을 사용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녀야 할 신의와 성실을 저버린 것으로서 사기죄를 구성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과정에 아무런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9, 8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
(1) 피고인 9에게 징역 15년, 피고인 8에게 징역 3년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피고인 9의 경우에는 경기변동과 자금수요에 관한 판단이 잘못되어 이 사건 결과를 초래하였고, 현재 74세의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 8의 경우에는 이 사건 각 범행에 개입한 정도가 미미한 점 등 이 사건의 여러 가지 정상을 참작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피고인들이 정상적 기업활동이 아닌 청탁과 로비를 통하여 개인적인 치부에만 전념하여 오다가 국가의 재정 경제상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원심의 위 양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 9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현재 74세의 노인이고, 뇌졸중, 허혈성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의 오래된 지병이 있는 점, 그 동안 주력 기업으로 키워온 한보철강이 은행 채권단에게 넘어가 제3자에게 인수될 형편에 있는 점, 이 사건으로 인하여 자신이 후계자로 지목하여 온 아들인 위 피고인 8마저 함께 구속되어 재판을 받아 온 점 등의 정상참작 사유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국가경제와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이번 사건의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어떠한 사유로도 그 비난을 면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모한 사업을 일으켜 부정한 방법으로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많은 금액의 부당한 대출을 받은 뒤 이를 상환하지 못함으로써 금융기관을 부실화시켰고, 피고인이 발행한 어음을 취득한 수 많은 피해자들에게 거액의 재산적 손해를 입혔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공직자들과 금융인들을 뇌물과 금품으로 매수하여 공직사회의 기강을 흐리게 하고, 금융질서를 문란케 하였는바,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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