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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김인숙변호사
	제목	고교생들 유서 “시험 못봐서 죄송해요” (신문스크랩)

	경향신문 “중간고사를 망쳤습니다. 부모님 정말 죄송해요.” 1등이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험과 점차 심해지는 경쟁, 그리고 주변의 기대는 어린 학생들이 감내하기에는 너무 큰 짐이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이같은 짤막한 유서에는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이들이 겪은 고통과 고민이 응축돼 묻어나온다.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한 아파트 11층 비상계단에서 인근 여고 2학년 ㅎ양(16)이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반에서 늘 3등 이내에 들 정도로 공부를 곧잘 했고 성격 또한 명랑한 ㅎ양이지만 치열한 입시경쟁은 어린 그에게는 힘겨운 짐이었다. 그는 중간고사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에게 “중간고사 성적이 생각보다 안 나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것이 가족들이 본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잠시후 ㅎ양은 ‘시험을 못쳐서 미안하다. 엄마 아빠, 죄송해요. 친구들에게도 미안하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글만 연습장 뒤편에 남겨놓은 채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인천 중구의 한 명문고 기숙사에서 이 학교 2학년 ㄱ양(17)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책상 위에 남긴 유서와 친구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용서해줘, 사랑했었다. 안녕, 용서해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친구들은 ㄱ양이 성적문제와 헤어진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고 전했으며 그녀가 자살하기 전 과학실습실에서 몰래 갖고 나온 극약을 담기 위한 감기약 캡슐을 빌려갔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10일에도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명문고 3학년 ㅇ군(18)이 성적을 고민하다 자살했다. 그가 남긴 유서는 ‘엄마, 마음 편히 사세요’란 단 한마디였다. 동아리 활동이 활발했고 학생회장까지 맡을 정도로 쾌활하던 ㅇ군은 그러나 알게 모르게 성적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지난 3월 치른 수능모의고사에서 하위권으로 성적이 밀려났기 때문이다.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친구들에게 할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ㅇ군은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부모에게 용서를 구하는 짤막한 유서를 남긴 채 결국 꽃다운 삶을 스스로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