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제작한 관광지도를 복제해서 배포한 행위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박태일(朴泰一) 판사는 지도제작업체인 (주)오렌지플랜이 자사가 제작한 관광지도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지도를 제작해 배포한 (주)강원매거진 및 지도제작을 의뢰한 강원도개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5가단12610)에서 11일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춘천시의 관광지도를 제작하면서 시내 중심지역으로부터 원거리에 위치한 남이섬과 같은 관광명소들을 실제보다 가까운 거리에 배치해 관광객이 한눈에 관광명소를 볼 수 있게 하는 등으로 기존의 관광지도와 구별되는 저작권을 취득했다"며 "강원매거진은 먼저 제작되어 있는 원고의 관광지도를 보고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지도를 제작해 원고의 관광지도에 대한 복제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 강원도개발공사는 관광지도의 제작에 관해 구체적인 제작방법 등에 관한 주문이나 지시없이 피고 강원매거진의 책임하에 완성된 지도를 납품받았을 뿐이어서 과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원고는 2000년 춘천시의 전경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관광지도를 제작해 춘천역 등에 관광지도가 게시되었고 그 후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 도형저작물로 저작권등록을 했으나 2003년 강원도개발공사가 춘천관광지도 제작을 위한 입찰공고를 통해 강원매거진을 지도제작업체로 선정하고 관광지도를 납품받아 이를 공사가 운영하는 관광지에 무료로 배포하자 소송을 냈었다.  
김재홍 기자 lucky@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