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2005. 11. 30. 선고  2004가단18872 【대여금】  

재판요지
[1]사안의 개요
원고는 건축업자인 피고 ○○○에게 7,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이자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등을 영업목적으로 하고, 대표이사를 피고 ○○○의 아들인 A로 하여, 2000. 12. 21.경 피고 경도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의 설립등기가 마쳐졌다. 피고 회사의 임원들은 피고 ○○○의 아들, 사위, 며느리로 구성되어 있고, 피고 ○○○가 피고 회사 이름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 공사를 수행하면서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등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를 지배해왔으며,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 역시 외관상 회사로서의 명목을 갖추기 위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피고 ○○○의 의사대로 피고 회사 운영에 관한 대부분의 결정이 이루어져 왔고, 피고 회사의 경리장부를 보면 피고 ○○○의 가족들이 별다른 법적 절차 없이 피고 회사의 돈을 출금해 사용한 흔적들이 있다. 피고 ○○○는 피고 회사 설립 과정에서 상법 제628조 제1항이 규정한 납입가장죄를 범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고, 그 후 피고 회사의 자본금이 증액되었으나 주금으로 납입된 돈이 모두 인출되어 결국 피고 회사가 발행한 주식에 대한 주금으로 현재 은행에 보관되어 있는 돈은 전혀 없다.
[2]쟁점
형식적으로는 별개의 법인으로 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설립된 개인기업에 불과하여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3]법원의 판단
피고 회사의 임원진이 피고 ○○○의 친인척으로 구성되어 있고,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는 형식적인 것일 뿐 피고 회사 운영에 관한 대부분의 결정이 피고 ○○○에 의해 이루어져 오는 등, 피고 ○○○가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를 지배해오고 있는 점, 피고 회사의 자본금은 현재 10억 5,000만 원이나 은행에 납입되어 있는 자본금은 전혀 없는 점, 피고 ○○○와 피고 회사 사이의 업무와 재산이 명확히 구별되어 있지않고 혼융되어 있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는 외형상으로는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피고 ○○○의 개인기업에 불과한 회사로서, 피고 ○○○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한 위법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주식회사 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피고 ○○○와 별개의 법인격임을 내세워 그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니(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참조), 원고는 피고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에 대하여도 피고 ○○○의 원고에 대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4]판결의 의미
외형상으로는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개인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한 위법한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주식회사 제도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하기 위한 요소들을 제시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별개의 법인격임을 내세워 그 책임을 부정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법인격부인론을 실제 사례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