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채무자에 고통주기 위한 강제집행은 불법행위"
[대법] "위자료 3000만원 주라"
2007-06-17 12:41:09  





채무자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다고 고통을 주기 위해 한 강제집행은 불법행위여서 이로 인해 채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5월31일 A새마을금고로부터 2000만원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은 황모(47)씨가 연대보증인들이 대출금을 모두 입금했음에도 황씨에 대한 채무를 남기기 위해 일부러 100만원을 돌려준 후 강제집행을 실시한 A금고와 이 금고 상무 김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6다85662)에서 A금고 등의 상고를 기각, "피고들은 연대해 황씨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주라"고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황씨는 2000년 6월 A금고로부터 2000만원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2개월분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자 A금고는 황씨와 연대보증인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냈고, 황씨는 응소 여부를 A금고에 문의해 A금고 직원으로부터 '이 소송은 내부감사용이고 강제집행용이 아니므로 응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황씨는 응소하지 않았고, 소송은 2001년 7월 변론종결된 후 의제자백으로 황씨 등의 패소판결이 선고돼 확정됐다.

한편 황씨는 조모씨가 1500만원을 대출받을 때 보증을 섰다가 조씨가 이중 1000만원을 갚지 못하자 2001년 7월 400만원을 황씨가 대신 갚는 대신 나머지는 면제받기로 금고측과 합의했다. 황씨는 A금고로부터 다시 1000만원을 대출받아 400만원을 인출해 조씨의 빚을 갚고, 자신의 마이너스 통장에 560여만원을 넣어 두었다.

그러나 며칠 후 A금고의 김 상무가 허락없이 황씨의 마이너스통장에서 410만여원을 빼내 금고로 하여금 조씨의 나머지 대출금을 변제받게 했다. 금고와의 합의로 황씨가 400만원을 변제하면서 조씨의 채무는 모두 소멸했음에도 추가 입금처리하는 횡령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황씨는 김 상무를 횡령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A금고는 황씨의 대출금 채무에 대해 확정판결을 받아 놓은 것을 이용해 황씨의 고소취소 등을 받을 목적으로 황씨와 연대보증인들의 가재도구, 연대보증인들의 부동산에 대해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했다. A금고는 또 황씨의 대출금 채무를 일방적으로 2400만원으로 계산해 연대보증인들에게 변제하라고 요구했다.

재산이 강제경매될 위기에 처한 연대보증인들이 그 해 10월 2400만원을 A금고 계좌에 입금했다. 그러나 A금고는 황씨에게 고소 취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2400만원중 100만원을 연대보증인들에게 되돌려주고, 나머지 2300만원만으로 황씨의 채무를 변제했다. 황씨에 대한 강제집행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100만원의 채무를 남겨 놓은 것이다.

황씨 소유의 오토바이에 대해 강제경매가 실시돼 A금고가 입찰가 274만원에 오토바이를 경락받아 대출금과 상계처리하자 황씨가 A금고 등을 상대로 1억1500여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에선 졌으나, 2심이 위자료 3000만원을 주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 A금고 등이 상고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A금고의 강제집행은) 김 상무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 원고에게 고통을 주려는 가해행위로 정의관념에 반하고,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것이어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며,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책임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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